붕어빵, 인생의 맛

 
찬 바람이 싸늘하게 불어오면 어김없이 붕어빵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저 역시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붕어빵을 구워왔습니다.

뜨거운 불판 위에서 붕어빵들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집니다. 달콤한 팥 앙금이 가득 찬 붕어빵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겨울철 별미입니다.

붕어빵을 굽는 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시험을 앞둔 학생은 붕어빵을 먹으며 합격을 기원했고,
연인들은 붕어빵을 나눠 먹으며 사랑을 속삭였습니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은 붕어빵을 보며 잠시나마 시름을 잊었습니다.

붕어빵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닙니다.
사람들의 추억과 희망, 그리고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따뜻한 위로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구워주던 붕어빵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있습니다.
그분은 붕어빵을 한 입 베어 물고는 옛 추억에 잠기는 듯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붕어빵을 향한 사람들의 사랑일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붕어빵을 구워하며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붕어빵은 인생의 맛과 닮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달콤함과 쌉쌀함, 그리고 따뜻함이 어우러져 우리 삶의 한 페이지를 채워주는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