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순간들 속에서 삶과 죽음은 늘 종이 한 장 차이였다.
뜨거운 피와 절박한 외침들이 뒤섞인 그곳에서 나는 매일 죽음을 목격했다. 처음에는 그들의 고통에 함께 울고, 그들의 죽음에 가슴 아파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감정은 점점 무뎌져 갔다. 더 이상 그들의 죽음이 내게 큰 슬픔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어느 날, 한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 왔다. 그는 사고로 인해 심하게 다쳤지만, 의식은 또렷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제발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나는 그의 눈을 보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죽었다.
그의 죽음 앞에서 나는 무력감을 느꼈다.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는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그저 죽음 앞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것을.
그날 이후, 나는 죽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응급실에서 죽음을 마주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들의 죽음에 압도되지 않는다. 나는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그들의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
어쩌면 죽음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죽음을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고, 더욱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나는 오늘도 응급실에서 죽음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통해, 내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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